14호 GABF&Allagash

Home » Blog » 14호 GABF&Allagash

2021 Great American Beer Festival 소식 및 Brewer of the Year를 수상한 Allagash Brewing Company의 브루마스터의 대화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와 사이더 및 그 문화를 한국의 맥주 애호가들과 나누고자 수입사 원 월드 비어를 만들었다. 미국 맥주 양조 협회 (Brewers Association)와 미국 사이더 협회 (American Cider Association) 회원이며, 맥주를 사랑하고, 맥주를 만들고 즐기는 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더욱 사랑하는 마케터로 활약 중이다.

들어가며

트랜스포터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코로나가 곧 끝나겠지 하는 희망과 함께 2021년을 시작한 것이 바로 얼마 전 같은데, 벌써 올 해의 마지막 소식을 전해 드리게 되네요. 코로나는 아직도 우리들의 평범한, 그러나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 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경제적, 정신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유례가 없는 어려운 시기지만, 이럴 때 일수록 다양하고 맛있는 맥주와 함께 여유도 즐기고, 재충전하는 기회 가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우리 나라보다 코로나 감염 상황이 훨씬 심각 했던 미국은, 백신 접종 등이 상당히 이뤄짐으로 인하여 어느 정도 일상으로의 복귀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 크래프트 맥주를 좋아 하시는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 중 하나는 최근 Great American Beer Festival (GABF)이 성공적으로 진행 된 점 일 것 같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38번째를 맞은 올 해 GABF 소식을 전달 드리고, 15,001배럴에서 100,000배럴 규모 카테고리에서 올해의 양조장 상을 받은 알라가쉬 브루잉 컴퍼니 (Allagash Brewing Company)의 브루마스터인 제이슨 퍼킨스 (Jason Perkins)씨와 나눈 이야기도 함께 전해 드립니다.

Craft Brewery Conference

저희 원 월드 비어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 양조인 협회 (Brewers Association)에서 주관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크래프트 맥주 행사인 Craft Brewery Conference (CBC)는 원래 계획 되었던 3월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행사를 취소하고, 9월, 콜라라도 덴버로 일정과 장소를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 발생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이 아닌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행사로 진행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그 규모를 줄였음에도, 7천명이 넘는 크래프트 맥주 관계자들이 참석하였고, 그들이 사흘 간의 행사 동안 쓴 경비가 약 17밀리언 달러, 한화로 200억원 규모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행사이지요?
올해 CBC에서는 코로나 관련 규정을 잘 지키면서도, 123명의 강사가 전달한 50개의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 관련 세미나가 개최 되었고, 함께 진행된 브루엑스포 아메리카 (BrewExpo America) 전시회에는 600여개의 참관사가 다양한 맥주 관련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 양조장에서 시작된 미국 크래프트 맥주계의 미투 (Me Too) 등 인종 및 성 차별 문제에 대한 자성과 극복을 목적으로 다양한 논의 및 워크샵도 함께 진행 되었습니다. 민감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하여 침묵하지 않고, 크래프트 맥주와 관련한 모든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고, 서로 다름에 대한 포용, 그리도 차별 없이 더 좋은 맥주를 만들고, 판매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양조인 협회 (BA)의 의지와 노력이 더욱 빛난 행사 였습니다.

Great American Beer Festival

올 해 CBC가 정상적으로 진행 되면서, GABF도 작년의 온라인 방식이 아닌,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기쁨과 축하를 함께 나누는 행사로 성공적으로 치러 졌습니다. 1985년에 시작된 GABF는, 매년 그 해의 최고 맥주들을 다양한 맥주 분야 별로 금상, 은상, 동상을 시상하며, 그 해의 양조장 상 (The Brewery of the Year)도 양조 규모에 따라 시상을 합니다.
올 해로 35번째를 맞이하는 2021 GABF에서는 97개의 맥주 카테고리, 175개 맥주 스타일에 대하여, 총 2,192개의 양조장에서 9,680 종의 맥주가 참가하였으며, 265개의 양조장이 290개의 메달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올 해 최고 맥주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위하여, 무려 170명의 평가단이 17일 동안 열심히 각각의 맥주들이 얼마나 그 카테고리의 특성과 품질을 잘 나타내는 지 판정하였다고 합니다. 다양한 숫자들만 보아도, GABF의 규모가 대단한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양조장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그 곳에서 탄생하는 크래프트 맥주 역시 그 다양성, 품질, 맛과 향이 날로 좋아지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도 이렇게 다양한 맥주 카테고리의 더욱 훌륭한 맥주들을 가까운 나의 지역에서 즐기는 날이 오겠지요?
자, 그러면 여기서 잠깐 퀴즈 하나! GABF에 참가한 맥주들을 보면 시대의 가장 뜨거운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럼, 35회 GABF중, 가장 많은 맥주들이 참가한 카테고리들 1등, 2등, 3등은 무엇이었을까요?
네, 정답은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트랜스포터 독자님들도 좋아하시는 Juicy or Hazy India Pale Ale (카테고리 64)이 1위를 차지 하였습니다. 총, 427개의 맥주가 이 분야에 참가하였는데, 대망의 금메달은 일리노이 주, 노말의 DESTIHL 양조장이 출품한 TourBusTM에게 돌아 갔습니다. 2위는 404개의 맥주가 출품한 American-Style India Pale Ale (카테고리 63)로서, 오레곤 주, 포틀랜드의 Von Ebert 양조장에서 출품한 Volatile Substance이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 하였으며, 3위는 Fruited American Sour Ale (카테고리 63)으로, 총 249개의 맥주가 참가하여, 캘리포니아, 레딩의 Fall River 양조장의 Sherbet Drip이 대망의 금메달을 가져 갔습니다.
그 외의 다양한 분야의 맥주 카테고리에서 수상한 양조장 중에는 크래프트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양조장들도 많이 있었지만, 아주 생소한 양조장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저희 원 월드 비어에서 수입하여 한국 맥주 애호가 분들에게 소개 드리고 있는 레이서5를 만드는 베어 리퍼블릭 양조장을 포함하여, 우리 나라의 다양한 수입사에서 소개 드리는 여러 양조장 맥주들도 많은 수상을 했습니다. 아울러, 30개의 메달이 GABF에 처음으로 출품한 맥주에 수상 되었다고 하는데, 제가 지난 2주 정도 동안, 수상한 290개의 맥주 중 겨우 8개 맥주만 맛을 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끝없는 새로운 맥주들의 탄생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멋진 크래프트 맥주는 많네요. 이런 모든 멋진 맥주들 모두를 한국 맥주 팬들께 소개 드릴 수 있는 그 날을 꿈꿔 봅니다!
여하튼, 개별 맥주 뿐만 아니라, GABF에서는 올해의 양조장 상 (The Brewery of the Year)도 시상을 했는데요, 양조 규모에 따라서 총 8개 카테고리로 나누어 시상 하였습니다. 자, 그러면 15,001배럴에서 100,000 배럴 분야에서 올 해의 양조상을 수상한 알라가쉬 브루잉 컴퍼니 (Allagash Brewing Company)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Allagash Brewing Company, The Brewery of the Year 2021!

세계 최고의 Belgian-inspired맥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1995년에 메인 주, 포틀랜드 (오레곤 주의 포틀랜드와 헛갈릴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에서 시작한 알라가쉬 브루잉 컴퍼니는 벨기에 스타일의 밀맥주인 알라가쉬 화이트로도 유명한 양조장입니다. 지질학을 공부한 라드 토드 (Rod Tod)씨는 졸업 후, 잠깐 남는 시간 동안 지역 양조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불과 이틀 만에 라드는 맥주를 만드는 일이 자신의 인생에서 더 이상 파트 타임 일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학교에서 공부한 지질학을 버리고, 양조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자신의 양조장을 열게 되었고, 청소부터 양조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하던 일인 기업이었던 알라가쉬는 1999년 버몬트 출신의 브루마스터 제이슨 퍼킨스 (Jason Perkins)씨와 만나면서 더욱 큰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2016년 BA에서 크래프트 맥주 산업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개인에게 주는 Russel Scherer Award을 수상하기도 한 제이슨은 지금까지 알라가쉬의 다양하고 훌륭한 맥주 제조 및 성공을 이끌고 있습니다. 제이슨 뿐 아니라, 라드도 2019년에 요리, 호텔, 미디어 및 식음료 전반에 걸쳐 탁월한 재능과 업적이 있을 뿐 만 아니라, 인종 및 성별 평등, 지역사회 기여 등에 대한 문화를 이끄는 리더에게 주는 James Bear Award를 받게 됩니다. 수상 이야기를 하는 김에 좀 더 들어가 보면, 대표맥주 알라가쉬 화이트는 1998년 월드 비어 컵 (World Beer Cup) 금상을 시작으로 총 다섯 번의 WBC 수상, 작년에 받은 네 번째 금메달을 포함하여 여섯 번의 GABF 메달을 수상하였으며, 미국에서 태어난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로서 유럽 본고장에서 개최된 European Beer Star대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한, 정말 엄청난 수상 경력을 가진 인기 스타 맥주 입니다!
자, 그럼 올 해의 양조장 수상을 기념하며 제이슨과 나눈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제이슨에게는 그 동안의 수많은 상들 중에서도, 이번에 받은 올 해의 양조장 상이 알라가쉬에 더욱 특별하다면서, 그 이유로 이번 수상이 개별 맥주에게 주어진 것이 아닌 양조장 ‘팀’ 전체에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9천 여개의 미국 양조장 중, 팀 알라가쉬가 이렇게 큰 상을 수상 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알라가쉬 양조장이 이렇게 특별 할 수 있는 이유는 품질에 집중하는 문화 덕분이라고 합니다. 양조장 시작 때부터,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맥주 하나 하나가 자신들의 스탠다드 최상위에 도달 할 수 있도록 팀 전체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창조성, 사회 환원, 직원 복지 등도 알라가쉬를 유명하게 만들었는데, 다시 한 번 품질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 하였습니다. 잠깐 창조성과 직원 복지 부분 이야기를 전해 드리자면, 알라가쉬는 양조 팀 뿐 아니라, 회계 부서, 양산 팀, 품질 관리, 배송 팀 등 모든 직원들에게 새로운 맥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파일럿 (pilot) 맥주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Two Lights, Ganache, Sun Drift등의 알라가쉬 맥주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또한, 알라가쉬 양조장은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감, 투명성, 수입성과 공공성의 조화에 대한 책임을 다 하는 기업에게 주어지는 B-Corporation인증을 받았으며, 직원의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아주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는 알라가쉬 맥주 스타일의 근원지인 벨기에 여행의 기회가 주어지고, 다양한 휴가 계획 등이 제공 되는데, 행복한 직원들 덕분에 알라가쉬는 메인 주의 가장 일하기 좋은 곳 (Best Places to Work) 상을 7년 연속 받게 됩니다. 정말 상복 터진 양조장이지요? 이런 이유로 제이슨은 알라가쉬에서 이룬 일 중 가장 뜻 깊은 것으로, 바로 여기서 일하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팀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것을 꼽았습니다. 어떤 것을 바꾸거나 확장하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이 팀은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고, 항상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성공의 근원은 사람, 함께 하는 사람들이네요! 반대로, 제이슨이 일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좋은 맥주들을 모두 다 만들 수 없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해마다 직원들의 파일럿 맥주 아이디어를 통한 창조적이고 새로운 맥주들을 양조 하는데, 이는 매우 긍정적인 반면, 자신들이 좋아 하는 또 다른 많은 맥주들을 만들고, 즐길 수 없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네요. 이런 어려움은 정말 행복한 고민일 것 같아서 참 부러웠습니다. 저도 언젠가 ‘우리 맥주들은 모두 다 너무 좋은데, 그 중에 이번에는 뭐를 한 번 만들어 볼까?’ 하고 고민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하튼, 예전에 소개 드렸던 러시안 리버 양조장과 마찬가지로 알라가쉬도 사회 환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으며, 양조장의 모든 결정은 직원, 지역 사회와 환경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메인 지역 자체에서 생산되는 지역 곡물 재료를 100만 파운드 이상 매년 구매하고 있고, 99%의 양조 찌꺼기를 재활용하며, 자신들의 양조장 뿐만 아리나 지역 사회를 위하여 필수적인 깨끗한 물을 관리 하는 단체에도 2만 불 (약 2,300만원) 이상의 많은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멋진 양조장들은 모두 사회 환원을 잊지 않고 있네요.

마무리

제이슨은 우리 나라 숯불 구이를 너무 좋아한다고 합니다. 양조장에 찾아오는, Tacos Del Seoul이라는 푸드 트럭의 비빔밥도 엄청 좋아하고요. 아직 한국 양조장이나 한국 크래프트 맥주를 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언젠가 꼭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 맥주 팬들에게 드리는 마무리 한마디로, “여러분의 성원에 큰 감사 드립니다! 알라가쉬 초창기에는 이런 이야기가 한국까지 전달 될 것 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 맥주 팬들에게 인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아주 기쁘고, 또 한국 분들이 미국에 오시게 되면 꼭 알라가쉬에서 만나서 맥주 한, 두 잔 같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하니, 코로나 이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때가 돌아 오면, 알라가쉬에 꼭 한 번 들리셔서 제이슨과 행복한 알라가쉬 직원들을 만나 보세요! 마지막 질문으로 (수입사를 운영하는 저이기에), 언제 즘 한국 맥주 애호가 분들을 위하여 알라가쉬 맥주를 수입할 수 있겠느냐 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지만, ‘Never say never!’ 라고 하니, 빨리 저희 원 월드 비어에서 알라가쉬의 멋진 맥주와 그 문화를 맥주를 사랑하시는 한국 맥주 팬들에게 소개 드리는 날이 오도록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올 해의 마지막 글을 마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